1. 워크샵 제안 배경
이 워크숍은 쿠데타 세력이 지배하고 있는 미얀마에서 인터넷이 민주주의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현재 미얀마에서는 군사 쿠데타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시위를 하다 사망하거나 구속되고 있다.
이러한 민주주의 위기에서 시민들은 어떻게 인터넷을 사용하고, 소통하고, 문제를 공유하고 있을까? 미얀마 인권을 위해 소셜미디어는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본 워크숍은 미얀마를 통해 민주주의와 인터넷, 소셜미디어의 민주주의적 기능을 알아보고자 한다.
2. 미얀마 군부의 정보 차단
미얀마뿐 아니라 동남아시아의 다른 국가에서도 정보 차단을 통해 민주주의 저항을 막은 사례는 많다.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태국에서도 권위주의적 정부가 인터넷 사용을 규제하며 다수의 인터넷 이용자가 정보를 공유하거나 의견을 주고받지 못하도록 억압한 이력이 있다.
일반적으로 국민들이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은 비민주적 국가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정보 차단 전략이다. 정보 차단 전략은 진실을 알리지 못하게 하고 저항운동을 위해 결집하기 어렵게 만든다.
그 중에서도 미얀마 사태는 심각하다. 미얀마의 주요 미디어매체인 방송, 뉴스, 인터넷에 대한 규제가 지속되고 있다.
미얀마 군부는 방송채널을 장악하고 공중파채널인 MRTV, MRTV 4, Channal 7에서는 예능, 드라마 등 오락적 요소만 방영되고 있다.
군사정부가 운영하는 MWD 채널에서는 뉴스가 방영되지만, 가짜뉴스나 군사정부를 옹호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대중들에게 오락용 컨텐츠 위주로 정보를 편향 시키면서 ‘우민화(愚民化)’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신문 매체 또한 기존에는 40개 이상으로 다양했다면 최근에는 군부가 직접운영하는 5~6개의 군부 매체로 축소되었으며 군부에 대해 비판적인 신문사는 신문 발행 자체가 불가하도록 건물이 폐쇄되었다.
이후 미얀마 군부는 현재까지 8개 주요 언론사의 허가를 취소했다. UNHCR에 의하면, 지난 2월 쿠데타 이후 미얀마 군부는 80여명의 언론인을 체포했으며, 이 중 48명이 여전히 구금돼 있거나 이미 실형을 선고받았다.
또한 이로 인해 ‘미얀마 프론티어’, ‘미얀마 나우(Myanmar Now)’, ‘미찌마(Mizzima)’등 주요 언론사의 기자들이 국경지대나 산악지대로 숨어들어 기사를 인터넷을 통해 내보내고 있다.
접속은 차단되고 물리적으로 차단됐지만 기자들은 여전히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다.
방송, 신문 뿐 아니라 군부는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Internet ServiceProvider, ISP)도 장악했다.
미얀마는 유선인터넷 사용이 거의 없이 대부분이 휴대폰을 통한 데이터 사용 또는 가정 내 광케이블 및 라우터 설치를 통한 광가입자망(fiber to the home, FTTH) 형태의 인터넷 사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미얀마의 주요 휴대폰통신사는 엠피티(MPT), 올레도(Ooredoo), 텔레노(Telenor), 마이텔(Mytel)로 가장 대중적으로 쓰이고 있는데, 군부는 이 업체들을 교통통신부처를 통해 장악하고 있으며 2021년 5월까지 물리적으로 휴대폰을통한 인터넷 접속이 불가능하도록 규제했다.
특히 올레도(Ooredoo), 텔레노(Telenor)는 각각 카타르, 노르웨이와 합작회사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통신사들과 마찬가지로 군부에게 꼼짝없이 강력하게 규제된 것이 특징이다.
마이텔(Mytel)은 현재 쿠데타의 주동자인 민 아웅 흘라잉(Min Aung Hlaing)의 아들이 운영하는 통신사로 인터넷 접속차단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어 시민들의 보이콧이 진행되고 있다.
한편 FTTH는 군부가 라우터설치 비용 및 사용 비용 인상하였다.
FTTH의 월 사용 료는 평균 25,000짯(한국 통화가치 기준 약 12만원)으로 가난한 서민들은 와이파이조차 사용하지 못하거나 중산층도 와이파이 사용 시 사용시간을 정해두는 등 최소화하여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3. 인터넷과 글로벌 플랫폼 셧다운의 문제
몇몇 해외언론에서는 미얀마에서의 인터넷 셧다운이 해제되었다고 보도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현재 미얀마에서는 모바일을 통한 무선 인터넷 사용이 가능하나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유튜브는 VPN을 사용해야만 사용이 가능한 상황이며 이 마저도 속도가 매우 느려 사용이 어려운 실정이다.
대부분의 미얀마인들은 페이스북에서 검색을 하여 한국의 “지식in”처럼 페이스북 포스팅으로 정보를 확인한다.
미얀마에서 인터넷은 곧 페이스북을 의미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페이스북에서 뉴스, 검색, 메시지 등의 기능이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특히, 페이스북은 미얀마에서 뉴스 공유 등 정보전달과시민불복종운동(Civil Disobedience Movement, CDM)의 수단으로 사용된다.
그러나 어플리케이션 접속 차단으로 민주화 운동을 위한 결집, 민중 동원이 어려워졌다.
또한 군사정부는 CDM에 참여하는 공무원, 교사, 교수 등을 해임시키고 있는데, 이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생계유지를 위한 후원이 필요함을 알리고 있다.
SNS 통제는 CDM 참여자들을 위한 후원 경로를 막아 민중운동을억압하고 있다.
군인, 경찰들은 길거리에서 페이스북 계정을 불시검문하기도 한다.
이에 많은 미얀마인들이 2개 이상의 페이스북 계정을 가지고 있으며 용도를 달리하여 사용하고 있다.
4. 소셜미디어의 역할
소셜미디어의 역할은 2016년도 로힝야 학살 당시와 달라졌다. 로힝야족 학살 당시 페이스북은 민족주의자들이 협력하여 소수민족을 탄압하고 공격 지시를 내리는 수단이었다면 현재 페이스북, 트위터, 텔레그램 등 소셜미디어가 저항적인미디어 언론인들이 글을 올리는 공간이 되었다.
소셜미디어는 플랫폼 자제를 군사정부가 막지 못하기 때문에 접속 차단의 수단으로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통제하고 있다.
소셜미디어가 군부독재로부터 저항하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첫째, 소셜미디어는 가짜뉴스를 구별할 수 있도록 뉴스제공자와 일반 대중이 소통할 수 있게 해준다.
뉴스 정보에 오보된 내용이 있을 경우 댓글을 통해 국민들이 정정을 요청하고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공공연하게 배포하고 있는 경우 소셜미디어 내 report 기능을 사용하여 가짜뉴스를 신고한다.
둘째, 페이스북 스스로도 군부 채널 삭제하는 조치가 있었다.
과거, 페이스북은가짜뉴스가 공공연히 배포되어도 이용자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변명 아래방관적인 태도였다면, 미얀마 쿠데타 관련해서 페이스북은 가짜뉴스를 날조하는급진 언론 채널 계정을 삭제조치하여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았다.
셋째, 소셜미디어는 미디어 아웃렛의 기능 수행하며 폐간된 언론 등 군부의 제재를 받은 언론인들이 활동할 공간을 제공한다.
많은 언론들이 군부에 의해 허가가 취소되거나 신문발행 자체가 금지되고 있는데 소셜미디어는 언론이 배포될 수 있는 공간과 독자를 제공하여 기자들이 만드는 뉴스가 유통될 수 있는창구를 마련해준 것이다.
5. 소셜미디어 플랫폼과 시민들의 모니터링 활동 – 가짜뉴스 차단
1) 군부 프로파간다의 차단과 감시 vs 플랫폼의 가짜뉴스 차단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미얀마 국민들은 대부분이 페이스북으로 정보와 연락을주고받는다.
이에 군부는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를 강력하게 규제하고 있으나 소셜미디어 기업이 외국자본인지라 소셜미디어 자체를 규제하고 있지는못하고 있다.
군부는 인터넷 접속으로 ISP 규제를 통해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현재 미얀마 국민들을 VPN를 사용하지 않고는 해당 어플에 접속할 수 없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군부에서 운영하는 페이스북 채널을 통해 아웅산 수지(미얀마 민주정당 NLD의 수장)가 뇌물 수수했다는 등의가짜뉴스를 퍼뜨리기도 한다.
이에 페이스북은 지난 3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운영되는 군부 계정을 삭제조치 하는 등 모니터링을 강화했으나 교묘하게가려진 군부 채널은 여전히 존재한다.
2) 군부 프로파간다의 차단과 감시 vs 시민들의 가짜뉴스 검증
가. 뉴스 필터링
미얀마 국민들은 스스로 가짜뉴스를 감별하기 위해 신뢰도 있는 뉴스채널을 선택하여 구독하고 있다.
디브이비(DVB), 이라와디(Irrawaddy), 미찌마(Mizzima)가 신뢰받는 신문사로 여겨지고 있다.
언론 기자들은 온라인 상에서활동하면서 정부 프로파간다를 배격하고 비판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민들은 군부가 장악한 미디어를 통해 주어진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소셜미디어 속 다양한 정보 중에서 취사선택하여 정보를 취득할 수 있게 된다.
나. 가짜뉴스 감별
온라인상 게재되는 뉴스는 언제, 어디에서 발생한 사건인지 구체적으로 기록되고 있으며 미얀마 국민들은 댓글을 통해 해당 지역에서 발생한 일이 맞는지 증언함으로서 뉴스의 참과 거짓을 분별하고 있다.
기자들은 소문이나 부정확한 정보가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가짜뉴스를 배격하는 뉴스를 배포하기도 하고 국민들도 스스로 소셜미디어 내 report 기능을 사용하여 가짜뉴스를 신고한다.
다. 정보공유
페이스북과 트위터, 인스타그램, 텔레그램은 통해 뉴스나 시위정보 등을 공유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언론사뿐만 아니라 소셜미디어 자체가 군부 폭력의피해자, 일반 국민 등 광범위한 사용자들이 시위 장소 등의 정보를 공유하는 장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댓글 및 리트윗 등의 기능으로 정보를 재생산 및 확산시키고 있다.
쿠데타 초기에는 페이스북으로 대규모 시위정보가 공유되었으며 최근에는 소규모 게릴라 시위로 전환되면서 텔레그램을 통한 지인들과의 정보공유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텔레그램은 VPN을 사용하지 않아도 사용이 가능하고 추적이 불가능하다는 특성 때문에 활발하게 이용된다.
민주주의와 인터넷, 인권의 관계를 패널들과의 토론을 통해 알아보고자 한다.
<패널 예상 질문 리스트>
1. 지난 4월 모바일 인터넷 접속이 차단되었는데 정부가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Internet Service Provider, ISP)를 어떻게 압박했나요?
2. 소셜미디어에 대한 군부의 접속 통제 방법이 어떻게 다른가요?
3. 인권보호를 위해 인터넷 접속이 어떤 점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4. 군부가 가짜뉴스를 어떻게 퍼뜨리고 있으며 소셜미디어와 시민들을 어떻게확인하고 걸러내고 있나요?
5. 시민들은 시위 관련 정보를 어떻게 주고받고 있나요? 정보에 대한 직접적,간접적 검열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나요?
6. 왜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유튜브만 VPN 사용이 필수적일까요?VPN 사용 전(2월 쿠데타 전)과 비교할 때 무엇이 달라졌나요?
7. 미얀마 인권을 위해 소셜미디어 사용이 어떻게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8. 한국정부가 인터넷 보급사업을 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패널의 의견은 그 단체 또는 소속의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