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 INTERNET GOVERNANCE FORUM

[세션8] 우크라이나와 사이버안보

◎ 제안 취지

 

– 배경

 

4차 산업혁명을 비롯한 ICT기술의 발전으로 사이버공간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현재 ICT 기술은 경제, 군사, 환경, 시민사회, 개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매우 포괄적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플랫폼을 비롯한 서비스도 물리적 공간이 아닌 사이버 공간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특히 에너지 시설을 비롯한 국가 핵심 인프라에도 ICT 기술은 매우 높은 비율로 활용된다.

 

하지만 이에 따라 사이버 공간에서의 테러나 공격에 따른 피해도 증가하고있다. 특히 2015년 우크라이나 에너지 섹터에 대한 테러는 핵심 인프라가 언제든 위협에 노출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즉, 사이버 공간은 우리의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는 동시에, 각 국가나 세력의 이해관계와 전략이 충돌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경제적인 측면에서 플랫폼은 하나의 권력이 되었으며, 안보적인 측면에서 사이버 공격은 물리적 시설(전기, 운송, 병원, 의료, 통신 등)에 막대한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우크라이나-러시아 사태는 주목할 만한데, 물리적 공간과 더불어 사이버 공간에서의 충돌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동시에 기존의 전쟁이 국가 대 국가의 양상이 강했다면, 이번 사태의 경우 사이버 공간을 중심으로 민간과 기업을 비롯한 다양한 행위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또한 우크라이나-러시아 사태의 물리적 종료여부와 관계없이, 향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경제 제재나 사이버 공격에 따라 보이지 않는 전쟁은 계속될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전쟁에서 무기로 사용되는 멀웨어나 랜섬웨어는 전쟁의 당사자가 아닌 제 3국에도 막대한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

 

– 분열된 국제논의

 

안타깝게도 UNGGE나 OSCE와 같은 국제사회에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이버공간에 대한 각 국가들의 규범적 합의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특히 사이버위협에 대한 정책적 평가, 유엔헌장 전체(in its entirety) 및 국제규범(국가책임법, 국제인도법, 국제인권법)의 적용 등에서 진영 간 첨예한 대립이 지속된 바, 2017년 최종 회의에서 합의를 보지 못하였고 다중이해관계자가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협의체 OEWG가 창설되었다.

 

OEWG 회기중 자발적 규범의 경우, 사이버공간의 특수성을 감안하여 기존 국제법을 보완하기 위해 비구속적 자발적 규범을 설정한 것이라는 미‧서방측 견해와, 데이터안보·공급망안보 등 신규 규범 정립에 보다 적극적인 중‧러 및 일부 개도국 입장으로 대립하였다. 즉, 기존 국제법 적용, 구속력 있는 규범 필요성, 정례 협의체 등 주요 쟁점별로 GGE에서 드러난 진영 간의 근본적인 시각차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법적 구속력 있는 신규 조약에 기반한 운영에 대해 미국과 유사입장국은 명확히 반대하고 있는 상황인 바, 사이버안보에 관한 국제법 창설은 쉽지 않을 것이다.

 

– 스플린터넷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되면서, 민주주의를 중심으로 한 서방과 권위주의를 중심으로 한 반서방의 대결인 ‘스플린터넷(Splinternet)’또는 ‘사이버발칸화(Cyberbalkanization)’ 현상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주권인터넷법을 통한 독자적인 인터넷망 구축으로 인해 점차 글로벌 인터넷망에서 분리되었고, 서방국가들은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제재 차원’에서 미국계 IT 기업들을 압박하여 러시아 정부 조직들의 인터넷 접속을 어렵게 하였다.

최근 우크라이나 정부가 러시아 국가 도메인(.ru)을 일시 중단하도록 요청했지만, ICANN은 특정 국가의 도메인을 차단하는 것은 우리의 임무가 아니라며 거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민주국가들과 권위주의 국가들로 나뉘는

‘스플린터넷’은 서방국가들과 러시아의 인터넷 망을 분리시키고 있으며,

소셜미디어플랫폼 기업과 러시아 간의 갈등으로 빚어진 접속 차단 및 서비스의 불투명성으로 인해 러시아의 ‘디지털 고립’은 가속화하는 중이다.

 

– 청년의 역할

 

이런 상황에서 청년의 역할이 핵심적일 수 있다. 청년은 단순한 정책의 수혜자나 수동적 대상이 아닌, 능동적 규범 형성의 행위자가 될 수 있다. 뉴미디어와 정보기술 활용도가 높은 청년들을 중심으로 SNS를 이용한 전쟁 현황 중개, 전쟁에 대한 국제적 여론 형성 등이 가능할 수 있으며 이는 국가들 간의 규범적 담론에서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

 

현재 우크라이나 사태에 있어서도 SNS를 통한 지원 요청 등은 네트워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가짜뉴스‧과다 정보와 같은 문제도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자정 작용을 비롯한 자율적 규범을 형성할 필요도 있다.

 

– 한국이 가지는 함의

 

마지막으로 한국과 같은 중견국의 입장에서는 기존의 군사력이나 경제력을 이용한 세력 균형이 어려우므로 구조적 공백·위치를 활용하여 균형을 모색 해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한국의 이익을 다른 국가들에게 어떻게 정당화할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하는데, 즉 한국만이 가지는 특색이나 중심자로서의 역할을 정립하고 설득해야 한다. 또는 분단이라는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네덜란드·핀란드와 같은 중립적 조정자로서의 역할이 어려우므로, 이미 형성되어 있는 세력에서 입지를 다지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미국을 중심으로 한 정보동맹을 강화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한국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표준을 세우고 그것을 주장할 수 있는 국내적 기관과 일원화된 지휘 체계(컨트롤타 워)를 세워할 것이다.

 

이번 우크라이나-러시아 사태는 ICT 기술이 어떤 방식으로 물리적 계층과 상호작용 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사례이다. 현재 강대국들을 중심으로 인터넷 공간이 분리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과 같은 중견국이 담론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해당하는 사례들을 면밀히 분석하고 탐구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담론 형성의 차원을 넘어서, ICT 기술이 그 자체로 국가에 막대한 피해나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만큼, 이러한 논의를 활성화하고 토의해볼 필요가 있다.

 

◎ 주요 쟁점

 

*주요 쟁점

– 사이버 공간에서의 충돌은 어떤 양상으로 일어나며, 현실에 어떤 영향을 초래할 수 있는가? 또 이를 제어하기 위해 어떠한 규제가 필요한가?

– 스플린터넷: 사이버 공간에서의 규범적 합의는 왜 도출되지 못했으며, 국가들 간에 어떠한 갈등이나 어려움들이 존재하는가?

– 국가 간 전쟁에 대한 다양한 행위자들의 참여를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하는가? (예 : 민간 차원의 지원은 피해국의 입장에서 정당하다고 할 수 있지만,

악용될 가능성과 함께 수많은 부수적 피해 또한 초래할 수 있다)

– 향후 사이버 공간에서의 규범적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고 강제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인가? 또는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 청년의 역할: 소셜네트워크가 네트워크 규범 전략의 어떤 측면에서, 또는 어떤 단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

– 한국이 중견국으로서 활용할 수 있는 구조적 공백은 무엇이며, 한국이 중심자로서 역할하기 위한 표준을 세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 패널의 의견은 그 단체 또는 소속의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No Comments Yet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