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 INTERNET GOVERNANCE FORUM

[세션2] (Youth) 테크노 봉건주의(Techno-feudalism)시대, 초국적 데이터 거버넌스에 대한 정치적 고찰

◎ 제안 취지

빅테크 기업들의 성장 속도가 무섭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유명 빅테크 기업들은 범용 인공지능의 개발을 위해 전 세계를 거점으로 전례 없는 규모의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데이터 센터의 개발을 통해 빅테크 기업들은 첨단 인공지능 기술 및 서비스 인프라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빅테크의 움직임을 두고 ‘테크노 봉건주의(Techno-feudalism)’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주장한다. 이들의 논리는 다음과 같다. 막대한 자본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국적 빅테크는 자사 소유의 인공지능 플랫폼을 인터넷 네트워크 위에 구획한다. 개발 작업에 소요되는 자본, 자원, 정보가 부재한 이들 – 주로 타사 기업과 일반 유저들 – 은 빅테크가 구획한 플랫폼 위에서 디지털 삶을 영위하고, 이들이 플랫폼에서 제공한 데이터는 다시 빅테크의 수익 창출에 기여하는 이른바 악순환의 고리(vicious cycle)가 태동한다. 자본주의 경제 지형을 빅테크의 디지털 영지(digital serfdom)가 점령하는 모습은 흡사 봉건주의 시대로의 회귀를 점치게 한다.

 

폴라니(K.Polanyi)는 그의 저서 <거대한 전환 The Great Transformation>를 통해 자본주의 진화(metamorphosis)에 따른 격변이 나타났을 때, 만약 그것이 방향을 통제할 수 없고 속도도 지나치게 빠르다면, 가능한 한 그 속도를 늦추어서 공동체의 안녕을 보호해야 할 필요성을 주장한 바 있다. 이러한 견지에서 빅테크의 성장세에 대항하는 다양한 사회적 차원의 반대 운동(counter-movement)들이 있어왔다. 첫째, 플랫폼 서비스의 기반이 되는 인터넷 주소 시스템을 관리하는 ICANN의 존재이다. 해당 비영리 파트너십은 미국을 거점으로 하여 운영되고 있으며, 인터넷 주소 자원을 둘러싼 각종 국제적 갈등과 협력을 조율한다. 둘째, 유럽연합(EU)의 디지털시장법(DMA), 美 정부의 반독점법 소송, 그리고 입법 예정인 일본의 빅테크 규제 강화 법안과 한국의 플랫폼법 등 인터넷 네트워크 위에 영지를 구획하는 빅테크에 대한 국가 및 국가 연합 차원의 직접적인 대항 운동이다. 그러나 이상의 시도들은 공통적으로 ‘자유로운 시장 경쟁’을 보장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으며,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정치적 권위(political authority) 결여되어 있어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한계를 갖는다. 보다 궁극적인 한계는 이러한 과정에 기술적 격변의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될 일반 시민들이 부재하다는 점이다.

 

데이터 경제(Data Economy)는 비단 인공지능 개발의 선두 국가뿐만 아니라 개발에서 뒤쳐진 국가에도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리고 실존의 차원에서 가장 큰 영향권 아래 있는 것은 ‘다국적 빅테크 기업’의 ‘비영토적-플랫폼 영지’ 위에서 삶을 영위해 나가는 ‘영토국가 내의 세계 시민들’이다. 시민이 데이터 담론의 주체가 되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시민들이 플랫폼에 제공하는 각종 정보(Data)는 이들의 삶과 정체성(identity)을 담지 하기 때문이다. 자주 방문하는 장소, 이동 시간, 좋아하는 노래, 싫어하는 컨텐츠, 즐겨 보는 영상 등 개인의 일상이 속속들이 녹아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활용하는 것은 분명 정치적인 결정(Political Decision)이다. 그러나 이상의 정치적인 문제들은 적절하게 논구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국가 주도의 데이터 레짐(regime) 주변부를 배회하고 있을 뿐이다. (e.g. 데이터는 누구의 소유인가? 플랫폼은 데이터 마이닝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것의 소유를 주장할 수 있는가? 데이터는 어떠한 재화 (또는 자원)인가? 데이터는 어떠한 방법으로 관리되어야 하는가?)

 

데이터는 분명 사회의 ‘좋음’이라고 하는 정치의 최상의 목적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활용될 수 있다. 가령, 카드사는 고객의 데이터를 수집하여 양질의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사용하고, 버스와 지하철 역을 신설하는 작업에 있어서도 승객들의 교통 이용 데이터가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데이터의 활용 및 개발이 시민들에 대해 불균형하고(disproportionate) 계층화된(hierarchical) 방식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단지 디지털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해서 ‘디지털 강자’인 것은 아니다. 우리는 플랫폼의 복잡한 코딩에 대해, 플랫폼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동원된 데이터에 대해, 그리고 스스로가 제공한 데이터가 어떠한 경로를 통해 플랫폼들에 의해 활용되는지에 대해 알지 못한다. 이것이 바로 다가올 초국적(transnational) 데이터 거버넌스가 풀어나가야 할 ‘디지털 권력’의 문제이다.

 

본 워크숍은 초국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데이터 및 그것을 활용한 인공지능 플랫폼의 규제와 관련된 규범적 논의들을 탐색하는 데 주목적이 있다. 구체적으로 다루게 될 쟁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데이터의 ‘정치성’, 그리고 데이터를 둘러싼 일련의 정치적인 관계들을 논구한다(현상 파악, 기존 제도 분석). 둘째, 이러한 개념적 사고를 밑그림으로 하여 기술로부터 소외되지 않는 시민사회와 국제사회, 즉 기술의 개발과 발 맞추어 나아갈 수 있는 세계 시민사회의 구축을 위한 ‘초국적 데이터 거버넌스’의 청사진을 그려본다(모범사례 탐색, 선행연구 검토). 이러한 작업을 통해 테크노 봉건주의 시대의 디지털 권력과 격차의 문제를 완화할 수 있는 민주적인 (선)분배 정의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주요 쟁점

  • 테크노봉건주의(Techno-feudalism)의 개념과 의의, 그리고 지적 전통

→ Varoufakis(2023)의 저작을 위주로 개념 고안의 맥락 및 핵심 요소 검토

→ 테크노봉건주의와 기존 정치학 이론과의 친연성(affinity):

정치경제학이론(폴라니), 국제정치이론(신중세론, 신그람시주의) 등 검토

→ 문제제기: 테크노봉건주의는 현실 국제정치의 동학(dynamics)을 얼마나 적절히 설명할 수 있는가?

  • 초국적 거버넌스와 데이터: 자원(resource)으로서 데이터가 갖는 의의, 기능 및 특수성
  • 현실 사례 검토: 테크노봉건주의인가? 기존 국제정치구조의 강화인가? 혹은 새로운 개념이 필요한가?

→ 미국 vs. 중국의 틱톡, 한국 vs. 일본의 라인 사태 검토 (데이터주권, Data Sovereignty)

→ 서버와 관련된 국제/국내 분쟁 사례 검토 (기업간 분쟁의 조합주의적 요소 분석)

  • 데이터 거버넌스의 현주소 (현실진단)
  • 데이터 거버넌스의 미래 (정책처방/국가전략)

 

◎ 패널 명단

□ 사회 : 민병원(이화여자대학교 교수/학계)

□ 발제 : 박소희, 신유정, 엄채은, 박세연(이화여자대학교/학계)

□ 토론 :

양지수(이화사회과학원 박사/학계)
김정주(한국인터넷진흥원/공공계)
오경미(오픈넷/시민사회)

* 패널의 의견은 그 단체 또는 소속의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No Comments Yet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